서론
칫솔은 구강위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적절한 칫솔질이나 가글, 치실을 사용하는 것은 치태가 형성하는 것을 방해하고 제거한다. 몇 가지의 연구에서는 칫솔질로 구강치태를 제거한 후에 전체 세균의 양이 상당량 감소했 다는 것을 증명하였다[1-3]. 건강한 성인의 칫솔은 사용 초 기부터 오염이 발생하며 사용을 반복할수록 증가하는데 [4], 칫솔은 치아나, 환경, 손, 공기, 그리고 보관용기로부 터 오염될 수 있다[5]. 오염된 미생물들이 칫솔에 반복적 으로 부착되고, 축적되어 생존하게 되면 구강 내로 다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칫솔에 군집되어 있는 세균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며 많은 연구가 칫솔에 존재 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수에 대해 보고하였다[5-10].
Malmberg 등은 4군데의 보육원에서 수집한 44개의 칫솔 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조사하였다[7]. 이들의 연구에서 Streptococcus salivarius, Streptococcus sanguinis, Streptococcus mitis와 같은 Streptococci가 우점종으로 나타났고, Heamophilus 종들은 샘플의 82%에서 확인되었다. 혐기성 세균들은 평균 미생물군집의 1/3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곰팡이도 샘플의 50%에서 발견되었다고 보고하였다[7]. Caudry 등은 건강한 사람의 칫솔 20개를 사용하여 미생물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칫솔을 vortex하여 준비한 현탁액에서 각 칫솔당 평균 4ⅹ 103CFU의 미생물을 발견하였다[5].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세균 배양방 법을 이용한 연구들이었으며, 발견된 미생물들은 그람염 색 양상, 배양, 생화학적 특성 등을 이용하여 동정되었다. 이런 미생물 동정법은 주요한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진다. 첫 번째로, 이런 방법은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 종의 연구 에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칫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 균의 종류에 한계가 있으며, 두 번째로, 미생물의 생화학 적 특성은 때때로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종이나 속의 특성 과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칫솔에 존재하는 세균의 16S ribosomal DNA를 cloning하여 library 를 구축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해 칫솔에 존재하는 세균을 동정하고 서로 비교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구재료
실험에 사용된 총 6개의 칫솔은 4명의 지원자로부터 수집되었다. 이 중 두 명의 남성에게서는 화장실에서 사 용되는 칫솔을 각각 1개씩 수집하여 분석에 사용하였고 (Toothbrush A, B), 다른 두 명의 여성에게서는 화장실에 서 사용되는 칫솔과(Toothbrush C, D), 사무실에서 사용 되는 칫솔(Toothbrush E, F)을 수집하여 본 연구를 수행 하였다.
세균의 수집
칫솔에 존재하는 세균의 수집을 위하여 10 ml의 멸균 증류수가 들어있는 멸균 시험관에 실험에 사용할 칫솔 을 넣고 5분간 vortex하여 세균을 수집하였다.
세균 genomic DNA의 추출, 16S rRNA의 증폭 및 클 로닝
세균을 채취한 현탁액 중 1 ml을 사용하여 13,000 xg 로 1 분 동안 원심분리하고, 200 μL의 멸균증류수로 현 탁하여, 이를 AccuPrep Genomic DNA Extraction Kit(BIONEER, Deajeon, Korea)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에 따라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16S rRNA 유 전자를 증폭할 수 있는 universal PCR primer(27F; 5'-AGA GTT TGA TCM TGG CTC AG-3', 1492R; 5'-GGY TAC CTT GTT ACG ACT T-3')와 Accupower HotStart PCR Premix(BIONEER)를 이용하여 GeneAmp PCR System 9700(PerkinElmer; Waltham, MA, USA)에서 16S rRNA 유 전자를 증폭하였다. 이때 PCR 조건은 다음과 같이 시행 하였다. 0.1 μM forward 및 reverse primer와 100 pg의 세 균 genomic DNA를 넣고 증류수를 첨가하여 최종 용량 20 μl이 되도록 한 후, 94°C에서 2분간 처리한 다음 94°C 에서 30초간 denaturation, 55°C에서 30초간 annealing, 7 2°C에서 1분간 extension(34 cycle)하였다. 최종 반응물을 1% agarose gel에 전기영동 하였고, AccuPrep Gel Purification Kit(BIONEER)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 대로 정제하였다. 젤에서 정제된 16S rDNA를 TOPO TA Cloning Kit(Invitrogen, USA)를 사용하여 제조회사의 지 시에 따라 클로닝하고, One Shot TOP10 Chemically Competent Cells(Invitrogen, Carlsbad, USA)를 이용하여 형 질전환 시켰다. 클로닝한 재조합 plasmid를 지닌 Escherichia coli(TOP10)는 ampicillin이 들어있는 LB agar plate(Becton, Dickinson and Company, Sparks, MD, USA)에 서 배양하고 칫솔 샘플 한 개 당 20개의 콜로니를 무작위 로 선택하였다.
염기서열의 결정 및 세균동정
선택한 콜로니를 3 ml LB broth에서 배양 한 다음 AccuPrep Plasmid Nano-Plus Plasmid Mini Extracion Kit(BIONEER)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대로 plasmid 를 추출하였다. 추출한 plasmid DNA는 제한효소인 EcoR1(BIONEER)을 처리한 후 전기영동으로 insert DNA 를 확인한 뒤에 마크로젠(Seoul, Korea)에 의뢰하여 최소 350 bp 이상의 염기서열을 얻었다. 분석한 16S rDNA 핵산염기서열을 GenBank(http://www.ezbiocloud.net)의 데 이터 베이스를 통하여 상동성 검색을 하고, 98% 이상 상동성을 보이는 세균 종들 중에서 검색된 비율이 가장 높은 종을 해당 세균 종으로 결정하였다.
결과
칫솔 샘플 6개에서 각 칫솔 당 20개의 클론을 얻어 총 120개의 클론을 분석하였다(Table 1). 각 클론의 핵산 염기서열을 결정한 뒤 세균을 동정한 결과 총 6개의 문 (phylum), 46개의 속(genus), 79개의 종(species)이 검출되 었다. 그 중 Streptococcus (28%)가 가장 많이 검출되었 으며, Pseudomonas (13%), Enterobacter (7%)가 그 뒤를 이었다(Fig. 1). 종으로 봤을 때는 Streptococcus oralis (4.2%), Streptococcus parasanguinis (4.2%), Heamophilus parainfluenzae (4.2%)로 세 가지 미생물이 같은 비율로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이 세가지 종 중 S. oralis와 S. parasanguinis는 구강세균이며, H. parainfluenzae는 토양 에서 발견되는 환경상재균이다. 화장실에서 사용 된 칫 솔에서는 Citrobacter sedlakii, Citrobacter youngae, Enterobacter gergoviae, Enterobacter kobei, Perlucidibaca piscinae, Serratia quinivorans, Shigella flexneri와 같은 장 내세균이 발견되었으나, 사무실에서 사용된 칫솔에서는 이러한 장내세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각각의 칫솔 오염 균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Fig. 2) 칫솔의 미생물구성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장내세균의 대부분이 화장실에서 사 용한 여성의 칫솔에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구강 세균 중 치주질환과 관련된 세균인 Capnocytophaga sputigena, Prevotella melaninogenica, Catonella morbi가 발 견되었으며, 구강세균의 일종인 Rothia dentocariosa, Lactobacillus nantensis도 발견되었다. 칫솔에서 발견 된 병 원성 미생물의 종류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 에게서 병독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 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기회병원균인 Pseudomonas aeruginosa 와 Tatumella punctata가 발견되었으며, 폐렴의 원인균인 Streptococcus pseudopneumoniae와, 호흡기나 비뇨기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Serratia nematodiphila, 수막염의 원 인이 되어 폐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Neisseria perflava 등 도 분리되었다.
고찰
칫솔은 사용초기부터 오염이 발생하며, 사용이 반복 될수록 증가한다[11]. 심지어는 칫솔모의 80%가 사용 전 부터 오염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칫솔모에서 획득한 세균의 수는 칫솔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것은 in vitro 실험을 통해, 칫솔을 현탁액에 vortex하여 분석했을 때, 칫솔 하나 당 평균 104에서 108CFU/ml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 다[5,7,9,10].
칫솔의 오염에 관한 다른 연구들을 살펴보면, Glass와 Lare은 환자들이 사용한 칫솔을 분석하였고, 이 칫솔들 이 서로 다른 구강 질병들과 연관된 다양한 미생물로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11]. 또한 Malmberg는 아이들의 낡은 칫솔을 치약 없이 사용하게 한 뒤, 2시간 후에 조사한 결과, 칫솔에서는 호기성 미생물들이 주로 서식하였으나 staphylococci, fungi, pseudomonas와 같은 미생물들 또한 발견되었다[7]. 치주병원균 또한 칫솔에 오염되어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Muller는 치주질환을 앓 고 있는 청소년의 칫솔로부터 A. actinomycetemcomitans 를 발견하였는데 이것은 사용한 지 24시간이 지난 후에 도 발견되었다[8].
이렇게, 칫솔의 미생물 오염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수행되었지만 이러한 연구 대부분이 일반배양법에 의존 한 반 정량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에 오염된 칫솔의 위험 성이 과소평가 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고 전적인 세균 배양 분리 방법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 분자생물학적인 실험기법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칫솔에서 분리된 대부분의 세균이 병독 성이 낮은 환경상재균과, 칫솔을 사용한 사람의 구강에 서 유래한 구강미생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칫솔이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단정 짓기 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오염이 되어 있는 칫솔의 사용은 사용자에게 이들 오염 세균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감염의 가능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한,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직접적으로 감염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들, 환자 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병원성 세균들도 발견되었 다. 칫솔이 세균으로 오염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세균이 구강의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전이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칫솔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감소 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다른 연구결과와 마찬가지 로 환경상재균인 Pseudomonas속과 H. parainfluenzae와 구강 세균인 S. oralis, S. parasanguinis가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칫솔을 오염시키는 세균의 대부분이 환경상재균과 구강세균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다른 연구 들은 미생물을 선택배지에 배양하여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 했기 때문에 특정 선택배지에서 자라지 않은 세균은 검출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발견될 것이라고 예측 가능한 미 생물만을 검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세균의 16S rRNA를 이용한 분자생물학적인 실험기법을 이용하여 조사 하였기 때문에 C. sedlakii, C. youngae, E. gergoviae, E. kobei, P. piscinae, S. quinivorans, S. flexneri와 같은 다양한 장내세 균과 P. aeruginosa, T. punctate, S. pseudopneumoniae, S. nematodiphila, N. perflava와 같은 병원성 세균도 발견할 수 있었다.
칫솔의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는 칫 솔의 형태, 치약, 칫솔의 보관 상태, 항미생 물질을 포함 하고 있는 칫솔모의 사용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칫솔질의 빈도, 칫솔의 사용 기간, 칫솔을 헹구는 방법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미생물총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기 때 문에 이러한 요인을 조절하여 칫솔의 오염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연구에서는 분자생 물학적인 실험기법으로는 실험된 적이 없었던, 칫솔의 보관장소에 따른 오염정도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두 보 관장소에 있던 칫솔 모두 거의 병독성이 낮은 환경상재 균과 구강세균으로 오염되어 있었지만 칫솔에서 분리 된 모든 장내세균들은 화장실에서 사용한 칫솔에서만 분리 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사용하고 있는 칫솔이 높 은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구강질병 및 여러 가지 다른 질병들과 연관되어 있는 감염성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화장실에 보관되어 있던 칫솔에서만 장내세균이 분리된 것으로 보아, 칫솔의 보관장소가 칫솔을 오염시 키는 세균의 종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러한 장내세균은 변기나, 공기 중에 떠다니던 세균이 칫 솔에 부착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장내세균 대부분 이 여성의 칫솔에서만 분리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본 연구는 칫솔의 오염되어 있는 세균을 16S rRNA clone library를 구축하는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첫 번째 연구이지만, 연구에 사용된 칫솔의 수가 적은 점, 염기서열 분석에 사용한 클론이 한 칫솔 샘플 당 20개로 제한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 하여 차후에 차세대 sequencing 기법인 pyrosequencing법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보다 더 광범위하고 정확한 결 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점에서, 구강위생을 유지시키고 향상시키는 칫솔 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13,14]. 이렇게 구 강위생을 유지시키는 칫솔질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 고 있지만, 칫솔의 오염으로 인한 병원균 전이의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칫솔의 오염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과 일정수준의 위생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의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