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에게 휴대전화는 빠르고 효율 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필수장비이며, 환자를 진료하거나 일상적인 업무를 할 때 의료진의 손과 자주 접촉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빈번한 사용빈도에도 불구하고 휴대 전화는 비교적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는다. 병원 내의 통 신장비가 병원균에 의해 오염된 경우 의료진의 손을 통 해 환경에 전파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병원균에 의 한 병원 내 환경오염이 원내감염을 증가시키는가에 대 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1-3].
19세기 후반에 의료진의 오염된 손으로부터 환자에게 세균이 운반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병원 감염의 원 인은 아마도 공기나, 의료장비, 외과의사의 손과 같은 외인성 이거나, 수술실 내부의 미생물 균총과 같은 내인 성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4]. 무선호출기, 개인 전자장 비, 손, 그리고 휴대전화와 같은 다양한 물건들에 군집 화되어 있는 잠재적 병원성 미생물들은 Singh 등[5], Braddy와 Blair[6], Karabay 등[7], 그리고 Ulger 등[8]에 의해 보고되었다. 뉴욕에서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조사 된 휴대전화의 1/5에서 병원성 세균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9], 최근의 한 보고에서는 의료진이 사용하 는 휴대용 통신기기의 9-25%가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기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진의 교육, 손 위생 수준, 통신기기의 소독에 대한 가이 드라인을 비치하며, 감염의 전파 위험이 높은 수술실, 중환자실, 화상병동에서는 휴대전화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제안하였다[10].
한번 표면에 자리잡은 전염성 미생물들은 소독이나 멸균과 같은 과정으로 제거되지 않는 한 오랜 기간 동 안 살아남을 수 있으며[11], 오염된 표면들은 잠재적으 로 세균 감염을 위한 저장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 다[12]. 그러나 의료 종사자의 휴대전화 오염도를 조사 한 연구는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 며, 치과의사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오염도를 조사한 연구는 많지 않다. Singh 등은 인도의 한 치과대학에서 50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오염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13]. 이들은 Staphylococcus aureus, Acinetobacter, Pseudomonas, Micrococci, Staphylococcus citreus와 같은 잠재적 병원성균으로 인한 오염률이 전체 휴대전화에서 34%로 나타나는 것을 밝혔으며, 알코올로 핸드폰을 닦아낸 경우, 세균오염을 8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들의 연구는 미생물을 전 통적인 배양 방법을 통해서 분리함으로써 수행되었고, 이 미생물들은 그람염색 양상, 배양, 생화학적 특성 등 을 이용하여 동정되었다. 그러나, 이런 미생물 동정법은 두 가지 주요 문제점을 가진다. 첫 번째로, 이런 방법은 배양되지 않는 세균 종의 연구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두 번째로, 때때로 미생물의 생화학적 특성이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종이나 속의 특성과 맞지 않는 경우가 생 길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휴 대전화에 존재하는 세균의 16S ribosomal DNA를 cloning 하여 library를 구축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해 치과의사의 휴대전화에 존재하는 세균을 동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에 근무하는 치과의사 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에 존재하는 세균의 성상을 분자생물학적 실험기법으로 조사하여 치과의사 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세균 오염 양상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구재료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병원에 근무하는 치과의사 중 무 작위로 뽑힌 5명에게서 얻은 5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 여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각 의료진들은 치주과 근무 치과의사 2명(Dentist A, B), 소아치과 근무 치과의사 3 명(Dentist C, D, 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치주과 치과 의사 2명은 모두 남성이고, 소아치과 치과의사 중 1명 (Dentist D)은 남성 나머지 2명(Dentist C, E)은 여성으로 구성되었다.
세균의 채취
멸균증류수에 면봉을 적신 후, 휴대전화를 각각 전체 적으로 닦아주듯이 문질러 세균을 얻었다. 그 면봉을 eppendorf tube에 들어있는 1 ml의 멸균증류수에 풀어서 세균을 채취하였다.
세균 genomic DNA의 추출, 16S rRNA의 증폭 및 클 로닝
채취한 샘플을 13,000 x g으로 1 분 동안 원심분리하여 세균을 수확하고, 이를 AccuPrep Genomic DNA Extraction Kit (BIONEER, Deajeon, Korea)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 시에 따라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16S rRNA를 증폭 할 수 있는 universal PCR primer (27F; 5'-AGA GTT TGA TCM TGG CTC AG-3', 1492R; 5'-GGY TAC CTT GTT ACG ACT T-3')와 Accupower HotStart PCR Premix (BIONEER)를 이용하여 GeneAmp PCR System 9700 (PerkinElmer; Waltham, MA, USA)에서 16S rRNA 유전자 를 증폭하였다. 이때 PCR 조건은 다음과 같이 시행하였다. 0.1μM forward 및 reverse primer와 100 pg의 세균 genomic DNA를 넣고 증류수를 첨가하여 최종 용량 20μl이 되도록 한 후, 94°C 에서 2분간 초기변성을 실시한 다음 94°C 에서 30초간 denaturation, 55°C 에서 30초간 annealing, 72°C 에서 1분간 extension하였다. 총 34 cycle을 반응시켰다. 최종 반 응물을 1% agarose gel에 전기영동 하였고, AccuPrep Gel Purification Kit (BIONEER)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대 로 정제하였다. 젤에서 정제된 16S rRNA를 TOPO TA Cloning Kit (Invitrogen, USA)를 사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 에 따라 클로닝하고, One Shot TOP10 Chemically Competent Cells (Invitrogen, USA)를 이용하여 형질전환 시 켰다. 클로닝한 재조합 plasmid를 지닌 Escherichia coli (TOP10)는 ampicillin이 들어있는 LB agar plate (Becton, Dickinson and Company, Sparks, MD, USA)에서 배양하여 휴대전화 샘플 한 개 당 40개의 colony를 무작위로 선택하 였다.
염기서열의 결정 및 세균동정
선택한 콜로니를 3ml LB broth에서 배양 한 다음 AccuPrep Plasmid Nano-Plus Plasmid Mini Extracion Kit (BIONEER)를 이용하여 제조회사의 지시대로 plasmid를 추출하였다. 추출한 plasmid DNA는 제한효소인 EcoR1 (BIONEER)을 처리하고 전기영동으로 insert DNA를 확 인한 뒤에 마크로젠(Seoul, Korea)에 의뢰하여 염기서열 을 얻었다. 염기서열은 Blastn (genome database of the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을 이용하 여 분석하였다. 분석한 16S rDNA 핵산염기서열을 GenBank (http://www.ezbiocloud.net)의 데이터 베이스를 통하여 상동성 검색을 하여 98% 이상 상동성을 보이는 세균 종을 같은 종으로 간주하여 자료를 정리하였다.1
결과
치과의사의 휴대전화 샘플 5개에서 각 휴대전화 당 40개 의 클론을 얻어, 총 200개의 클론을 얻었다(Table 1). 각 클론 의 핵산염기서열을 결정한 뒤 세균을 동정한 결과, 총 4개의 문(phylum), 32개의 속(genus), 81개의 종(species)의 세균이 검출되었다. 모든 휴대전화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흔하게 검 출된 세균은 Pseudomonas 속으로 검출된 전체 클론의 64.6%에 해당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Lactobacillus (18.5%), Azomonas (11.5%), Janthinobacterium (6%)가 그 뒤를 이었다 (Fig. 1). 그러나 종으로 봤을 때는 Azomonas insiginis가 전체 클론의 11.5%로 가장 많이 검출되었다. 또한, 치과의사 개개 인의 휴대전화 오염 균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Fig. 2), 대부 분 Pseudomonas 속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그 다음으 로 Lactobacillus, Azomonas, Janthinobacterium 속 순으로 구 성되지만, 치과의사 B의 경우 Lactobacillus가 거의 대부분 을 차지하며 세균의 구성도 다른 치과의사 휴대전화에서의 세균 양상과는 달랐다. 휴대전화에서 분리 된 균주 중 구강 세균은 Anaerococcus lactolyticus, Gibbsiella dentisursi, Lactobacills leiae, Streptococcus mitis, Streptococcus oligofermentans, Streptococcus sanguinis 종이 검출되었다.
Shigella flexneri는 치주과 근무 치과의사에서는 단 하나 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소아치과의 치과의사에서는 3명에서 골고루 분포해 7개(3.5%)의 클론을 발견하였고, Janthinobacterium agaricidamnosum 또한 소아치과 근무 치과의사에서는 9개 (4.5%)의 클론이 3명에서 골고루 분리되었지만, 치주과 근 무 치과의사에서는 1개(0.5%)의 클론만이 분리되었다. 여성 과 남성의 휴대전화 분리균에서 뚜렷한 차이점은 관찰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병독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기회 병원균인 A. lactolyticus, Carnobacterium funditum, Raoultella planticola, S. flexneri, Lactobacillus iners, S. aureus, Staphylococcus epidermidis가 발견되었고,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i (CoNS)에 속하는 Staphylococcus haemolyticus 가 발견되었으며, 폐렴의 원인균인 Streptococcus pseudopneumoniae 가 발견되었다.
고찰
병원 내에서 전자기기를 통하여 감염성 병원균이 전 파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이전에 Ulger 등에 의해서 연구 되었다[8]. 이들의 연구에서 밝혀진 몇몇 세균 종은 유 행병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이었다. 현재 까지 이루어진 의료진의 휴대전화 세균 오염에 대한 연 구는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의료진으로 제한된 것이 대부 분이며 치과의사의 휴대전화의 오염도에 관련된 연구는 매우 적다. 그러나 그마저도 일반배양법에 의존한 반 정 량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휴대 전화의 위험성이 과소평가 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반 정량적인 방법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 분자생물학적인 실험기법을 이용하여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치과의사의 휴대전화에서 분리된 대부분 의 세균은 피부나 환경의 상재균으로 병원성이 낮은 세 균이 대다수였으며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감염을 일으키 는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렇게 세균으로 오염된 휴대전화는 병원균 전파의 한 매개체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된다. 이 중 일부에서 는 환자에서 유래한 구강 미생물과 기회감염을 나타내 는 병원성 세균들도 발견되었다.
Singh 등에 의해 인도의 한 치과병원에서 수행된 연구에서 는 치과병원의 의료진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서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us와 S. aureus가 가장 많이 분리되었으 며, 그 외에 Bacillus spp, Acinetobacter, Pseudomonas, Micrococci, S. citreus, Diphtheroid와 같은 병원균들과, 비 Methicillme-저항성 S. aureus종이나 vancomycin-저항성 Enterococci도 발견되었다[13]. 우리의 연구결과에서는 환경 상재균인 Pseudomonas, Lactobacillus, Azomonas, Janthinobacterium 속이 가장 많이 분리되었으며, A. lactolyticus, G. dentisursi, L. leiae, S. mitis, S. oligofermentans, S. sanguinis와 같은 구강세 균도 분리되었다. 본 연구에서 동정된 Pseudomonas, Azomonas, Janthinobacterium는 병독성을 나타내지 않고, 토양 에서 분리되는 환경상재균으로 알려져 있다. Lactobacillus는 대부분의 치과의사의 휴대전화에서 Azomonas보다 덜 분포 하지만, 휴대전화에 두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우점종으로 밝혀진 이유는 한 사람(치과의사 B)에서 다량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치과의사의 우점종 분포는 대략적으로 비슷 한데 단 한 사람만 특별한 미생물분포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우리의 연구에서 S. flexneri와 J. agaricidamnosum 은 소아치과 근무 치과의사의 휴대전화 3개 모두에서 골고루 발견되었으나 치주과 근무 치과의사의 휴대전화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진료과에 따른 환경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개인 차에 의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Singh 등의 연구에서는 S. aureus가 16%,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i가 78%의 휴대전화에서 분리되었 으며[13], Ulger 등의 연구에서는 S. aureus는 52%, Staphylococci는 21.4%의 휴대전화에서 분리되었다[8]. 그 러나, 우리의 연구에서는 5명의 휴대전화 중 S. aureus,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us가 각각 하나의 휴대전화 에서 분리되었으며, 클론의 수에서도 S. aureus는 1개 (0.5%) coagulase-negative staphylococcus는 3개(1.5%)의 클 론만이 분리되었다. 또한, 잠재적인 병원성세균을 포함 한 세균의 오염은 휴대전화의 전체 오염 세균의 9%로 나타났으며, 다섯 개 휴대전화 모두에서 병원성 세균이 분리되었다. 이것은 휴대전화의 34%가 병원성세균으로 오염된 것을 확인한 Singh 등의 연구결과와 차이가 있 었다. Singh 등과, Ulger 등의 연구에서는 미생물을 선택 배지에 배양 하여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특 정 선택배지에서 자라지 않은 세균은 검출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발견될 것이라고 예측 가능한 미생물만 을 검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세균의 16S rRNA를 이용한 분자생물학적인 실험기법을 이용하였다. 이것이 우리의 연구결과와 Singh 등의 결과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치과의사가 사용하는 휴대전화가 높은 오염 율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감염성 병원균의 오염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치과의 사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오염도를 16s rRNA clone library 를 구축하는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첫 번째 연 구이지만, 연구에 사용된 휴대전화의 수가 적은 점, 염기 서열 분석한 클론이 한 샘플당 40개로 제한된 점이 본 실 험의 한계로 생각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차 후에 차세대 sequencing 기법인 pyrosequencing법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보다 더 광범위하고 정확한 결과를 얻 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휴대전화에서 검출되는 세균 의 임상적인 의의와 전파 양상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 의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휴대전화는 치과의사 의 손과 다른 의료 환경에 자주 접촉하게 되므로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치과의사에게는 병원균의 전파 가능 성에 대한 주위가 필요하며 일정 수준의 위생기준이 필요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