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Streptococcus mutans는 치아우식증의 주요 원인균으로, 치아 표면의 치태형성 및 탄수화물 대사를 통한 강력한 젖산 발효과정을 통한 수소이온 증가를 초래하여 인접 치아의 법랑질을 탈회시킨다[1]. 또한 심장 판막에 염증 을 일으키는 아급성 세균성 심내막염의 원인균종 중 하 나로써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2]. 따라서, 치아 우식 병소 를 포함하는 구강내 환경 및 전신 감염 동안 숙주 면역세포내에서의 S. mutans의 생존은 구강내 항세균성 성분 혹은 숙주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
많은 연구를 통해 S. mutans가 구강내 탄수화물 종류의 변화, 산화적 스트레스, 산성 pH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환 경변화 스트레스에 유전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이 알려 졌으며[3], 이러한 유전자 반응 체계를 통해 S. mutans는 산성 pH 환경에서 세균 pH 항상성 유지를 위한 대사경 로 전환,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chaperone 단백질 들의 합성 유도 등을 포함하는 생물분자 보호 및 복구 메커니즘, 세포벽 구성성분 보존 및 변환 등의 생존 전략 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4].
하지만, 구강내 환경 및 숙주 세포에서 생산되는 강력 한 항세균성 라디칼인 산화질소 (nitric oxide) 및 산화질 소-매개 활성 질소종 (reactive nitrogen species) 에 대한 S. mutans의 내성에 관한 분자적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전 무한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항세균성 농도의 산화질소를 생산하는 구강내 숙주세포는 주로 호중구(neutrophil) 및 대식세포(macrophage) 등의 식세포들이며, 세균을 포식한 후 inducible NO synthetase (iNOS) 발현을 유도하여 arginine과 산소 분자를 기질로 이용하여 산화질소를 생 산한다[5]. 구강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산화질소는 음 식물 섭취 과정 동안 축적되어 타액내 많은 농도로 존재 하는 질산 (nitrate)과 이를 환원시키는 구강세균총내 무산 소성 세균들의 nitrate reductase활성에 의한 아질산 (nitrite)의 축적에 기인한다. 아질산은 구강내 산성 pH 환 경에서 수소이온과 결합하여 화학 반응을 통해 산화질소 로 변환될 수 있으며[6], 또한, Streptococcus 속 세균들의 nitrite reductase는 타액내 아질산을 산화질소로 변환할 수 있다[7].
따라서, S. mutans가 우점종을 차지하는 치아 우식 병 소는 아질산을 이용한 산화질소 생산에 필요한 화학적 조건인 산성 pH 환경과 생물학적인 조건인 S. mutans의 nitrite reductase를 모두 갖추고 있어 구강내 산화질소가 가장 많은 농도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높은 DMFT (decayed, missing, and filled teeth) index를 갖는 환자들의 경우 타액과 치태내 산화질소의 농도가 상대 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8]. 이러한 사실은 S. mutans가 구강내에서 높은 농도의 산화질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지질친화적인 산화질소의 특성을 고려할 때, S. mutans 내로 자유롭게 유입되어 여러 생물분자에 훼손을 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S. mutans는 산화질소를 대사하거나 해 독할 수 있는 생물학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해독 체계는 S. mutans가 산화질소를 분비하는 숙주 식세포내에서 생존하는 데에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S. mutans의 산화질 소 대사과정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구강에서 분리된 S. mutans 균주들을 상대로 산화질소의 소비율을 직접 측정하여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과정의 존재를 확인하고, 균주간 의 대사능력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사용 균주 및 배양
본 연구를 위해 사용한 균주는 한국인 구강에서 분리 한 S. mutans 균주들로 한국 구강미생물자원은행[Korean Collection for Oral Microbiology (KCOM)]으로부터 분양 받은, KCOM1054, KCOM1111, KCOM1113, KCOM1116, KCOM1128, KCOM1136, KCOM1197, KCOM1202, KCOM1207, KCOM1217 등 총 10개의 균주를 사용하였 다. 이 균주들은 이전 연구에서 항우식 천연 물질들의 효과를 측정하는 모델 균주로 이용된 균주들이다[9]. 세 균 배양은 BHI (brain heart infusion) 고체 배지(Difco) 에 서 집락을 이룬 각 균주들을 BHI 액체배지에 접종하여 37°C 배양기에서 24시간 정치 배양하였다. 대조군으로 사용된 야생형 및 hmp 결손 돌연변이 Salmonella enterica serovar Typhimurium 14028S들[10]은 Luria-Bertani (LB) 배지(Difco)에 배양하였다.
세균의 산화질소 소비율 측정
하룻밤 정치 배양한 S. mutans 배양액을 원심분리하여 세균을 취합한 후, PBS (phosphate-buffered saline) 완충 용액으로 세척하고, 다시 10 mL PBS에 현탁하였다. 이 세균 용액에 멸균된 자성 회전 막대를 넣고 자성 교반 기 위에서 연속적으로 회전시켰다. 이 용액에 빠른 속도 로 산화질소를 방출할 수 있는 산화질소 공여체 ProliNONOate (2 uM; Cayman Chemical)를 주입한 후, 이 세균 용액에 남아 있는 산화질소 양을 실시간으로 측정 하였다. 산화질소 농도는 세균 용액내에 자유 라디칼 분 석기(TBR4100; WPI Inc.)와 연결된 직경 2 mm 첨단(tip) 산화질소-인식 전극(ISO-NOP senso; WPI Inc.)을 삽입하 여 측정하였다. 전극에서 인지한 신호 자료는 Labchart 프로그램(WPI Inc.)을 이용하여 획득하였다.
결 과
산화질소의 농도 측정은 통상적으로 산화질소가 산소 와 반응하여 생산되는 아질산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 인 Griess 반응 방법을 사용한다. 즉, 이 방법은 산화질 소 가스에 의해 파생된 산소화합물을 측정하여 산화질 소의 농도를 간접적으로 정량화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nitrite reductase 활성이 높은 S. mutans의 경우 아질산을 다시 산화질소로 변환시킬 수 있기 때문에 Griess 방법 은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 능력을 측정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액체 내에 존재하는 산화질소 가스만을 특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극을 이용하였다.
10가지의 한국인 유래 S. mutans 균주들 각각의 산화질 소 대사 능력을 측정하고 동시에 균주간의 대사능력을 비 교하기 위해 모두 유사한 흡광도 (optical density)가 될때 까지 진탕 배양하였으며, 이후 산화질소 측정을 위해 PBS 완충용액에 세균을 희석할 때도 모두 같은 흡광도 (O.D.600nm=1.0)의 세균 용액을 제조하였다. 이 실험에 사용한 방법의 객관성을 위해, 세균내로 들어오는 산화질 소 대부분을 대사할 수 있는 NO denitrosylase/dioxygenase 활성 효소인 flavohemoglobin을 갖고 있는 S. Typhimurium 야생형과 이 효소 유전자 hmp가 결손된 돌연변이 S. Typhimurium의 산화질소 소비능력을 동일한 방법으로 측 정하였다 (Fig. 1). 야생형 S. Typhimurium의 경우 산화질 소 공여체가 세균용액에 주입되자 마자 산화질소가 대사 되기 시작하여 약 4분만에 거의 모든 산화질소를 대사하 였다. hmp 결손 돌연변이주의 경우 세균이 첨가되지 않은 PBS 완충용액에 주입된 산화질소의 자연적인 산화에 의 한 감소율과 유사한 소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이 전연구와 비교하여 같은 양상을 보였고[10], 본 연구의 실 험방법이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 능력을 측정하는데 적합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S. mutans 균주들 이 포함된 용액내 산화질소 농도는 대조군으로 사용된 PBS 완충용액내 산화질소 농도 및 hmp 결손 Salmonella 용액내 산화질소 농도와 유사하게 유지되었다. 이 결과는 2 회의 독립적인 반복실험에서 동일하게 확인되었다. S. mutans 균주들의 산화질소 농도는 각 균주마다 조금씩 차 이가 있었고, KCOM 1217균주의 NO 소비율이 다소 높았 다. 하지만 전체적인 소비율 양상을 볼 때, 본 연구에서 실험한 S. mutans균주들의 산화질소 대사능력은 매우 약 하며, 균주간 변이 폭 또한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이용한 S. mutans 균주들내에 flavohemoglobin처럼 산화질소 대사를 위해 특화된 효소 단백질의 존재는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
고 찰
많은 세균과 곰팡이 및 원생동물에서 진화적으로 보존 된 가장 강력한 산화질소 대사 효소는 flavohemoglobin으 로 알려졌다[11]. Flavohemoglobin은 산화질소 NO를 유산 소 조건에서는 NO3-로, 무산소 조건에서는 N2O의 형태로 변환시켜 해독한다. Flavohemoglobin을 생산하는 세균은 그람 음성 및 양성 세균들에서 발견되고, 이 효소가 발현 되면 세균 세포내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산화질소를 대사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본 연구에서 대조군으로 사용한 S. Typhimurium 균주 또한 같은 결과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효소 유전자를 결손 시킨 돌연변이주들은 산 화질소에 굉장히 민감하여 산화질소가 존재하는 환경에 서 증식이 어려우며 각 세균의 동물질환 모델에서 그 병 독력이 감소한다[11]. 이 효소 유전자 전사를 조절하는 전 사 조절자 NsrR의 존재가 알려지고 전사체 연구를 통해 flavohemoglobin 유전자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산화질소 해 독 관련 단백질들의 유전자 전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 져, 산화질소 해독 기능을 갖는 단백질들이 일정한 역할 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2,13]. 그러나, 현재까지 게 놈 시퀀싱이 완성된 S. mutans 균주들에선 flavohemoglobin 이나 NsrR의 orthologue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에서 임상적으로 분리된 S. mutans에서 flavohemoglobin정도의 산화질소 해독 능력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이 효소를 발현하는 다른 균종이 대사할 수 있는 같은 농도의 산화질소를 대사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능력을 측 정한 본 연구 외에는 비교할 수 있는 타 연구가 보고된 바 없기 때문에, 향후 S. mutans 연구에 국제적으로 사용 되는 표준 균주들을 이용한 중복실험 등 검증이 더욱 필 요하지만, 한국인 유래 균주의 산화질소 대사 특성을 알 아보고자 한 본 연구의 실험조건에서는 S. mutans의 산화 질소 대사능력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구강내 산화질소 농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치아우식 병소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로 존재하는 균종인 S. mutans가 산화질소를 직접 대사하지 못한다면, 이 세 균의 산화질소 내성은 직접적인 산화질소 대사보다는 산 화질소에 대한 관용성을 제공하는 체계에 의존할 가능성 이 크다. S. mutans를 포함하는 치주 병원균들에 대한 산 화질소 내성을 조사한 최근 연구는 Aggregatibacter actinomycetecomitans나 Porphyromonas gingivalis 보다 S. mutans의 내성이 약 10배 이상 높다고 발표하였다[14]. 이 논문에서 사용한 S. mutans도 직접적인 산화질소 대사능 력이 없다면, 역시 산화질소에 대한 관용성 혹은 내성을 위한 생물학적인 체계를 이용하여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산성 pH 환경인 치아우식 병소에서 발생하는 산화질소는 타액내 아질산 이온과 수소이온의 화학작용을 통해 생산 될 가능성이 높고 이 환경에서는 다양한 활성 질소종이 생산될 수 있다. 구강내 아질산 이온 NO2-는 수소이온과 결합하여 HNO2 (nitrous acid)가 생성되는데, 이는 빠른 속도로 산화질소를 생산하거나 N2O (nitrous oxide)를 생 산할 수 있으며, 또는 산소분자, 산화질소, 아질산 등과의 빠른 결합을 통해 N2O3 (dinitrogen trioxide)나 N2O4 (dinitrogen tetroxide) 등의 산소화합물로 변환된다. 이러한 산소화합물들은 다시 산화질소를 재생산 하기도 하지만 NO2• (nitrogen dioxide radical) 나 NO+ (nitrosonium ion) 이온 등을 생산할 수 있다[15]. 결과적으로, 아질산이 산 성 pH 환경에서 수소이온과 결합하여 산성화된 아질산염 인 HNO2가 생산되고 일련의 화학적 과정을 통해 산화질 소 뿐 아니라 여러형태의 활성질소종을 확대 생산할 수 있으며, 이들은 세균내 thiol 기를 갖는 여러종류의 생물 분자들, 단백질, 핵산 염기들 등에 작용하여, 세균 성장 및 생존을 저해한다[5].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능력의 부재는 산성 pH 환경인 치아우식 병소에서 발생하는 산화질소 및 활성 질소종에 대한 이 세균의 생 존 전략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 기전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연구된 S. mutans의 스트레스 적응 반응들은 산화질소에 대한 S. mutans 내성 기전에도 중복적으로 참여하거나 혹은 산화질소에 대한 고유의 내성 기전이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케 한다. 산 관용 반응 (acid tolerance response)을 포함하는 외부 스 트레스에 대한 S. mutans의 관용 반응은 대부분 chaperone 단백질의 발현 증가를 유도하는데[4], 이 단백질들은 산 화질소에 의한 단백질의 변형을 복구할 수 있다. Bacillus 의 경우는 산화질소에 대한 세균 반응이 활성 산소종 (reactive oxygen species)을 포함하는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세균의 내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16]. 일예 로, 산화질소는 O2- (superoxide)와의 화학작용을 통해 ONOO- (peroxynitrite) 를 생산하는데 이는 살균력이 강력 한 산화물질이다. 따라서, 이러한 산화질소 반응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기작 유도는 활성질소종들 에 대한 내성도 간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 인다. S. mutans의 산화질소 내성에서 고려해야할 또 다 른 중요한 요건은 치태 생균막에서의 세균 대사과정이다. 생균막내 정족수 조절에 의한 신호 전달 체계는 산화질소 의 생산 혹은 대사 과정들이 부유세균의 것과는 다른 양 상을 보일 수 있으며[17], 실제로 산화질소 처리시 생균막 크기는 세균종에 따라 감소하기도 하고 오히려 증가하기 도 한다[18].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 S. mutans의 산화 질소 대사 및 관용 체계에 대한 연구는 치아우식의 세균 학을 더 깊숙히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되며, 나아가 S. mutans 유발 질환 제어 분야에도 활 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 처음으로 조 사한 S. mutans의 산화질소 대사능력에 대한 결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향후 이 분야 연구에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