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다양한 대사 작용들과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산화적 인산화 작용을 통 해 대부분의 세포 내 ATP를 생성하며, heme, 스테로이드, iron-sulfur 결합체와 같은 다양한 분자들을 생합성하고, 지 방산의 β 산화와 같은 분해 작용 기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1,2]. 또한 칼슘 이온의 항상성을 조절하고, 세포 내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조절하며, 선천 면역반응 또한 조절한 다고 보고되었다[3,4]. 최근 발표되는 연구결과에서는 외부 스트레스 또는 감염에 반응한 미토콘드리아가 염증성 사이 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성 신호체계인 inflammasome의 생 성을 촉진시켜 선천 면역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보고되 고 있다[5].
선천 면역 반응은 병원체 연관 분자패턴(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PAMPs)이나 손상된 세포에서 특별히 발현되는 세포손상 연관 분자패턴(Damage- 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DAMPs) 등의 자극에 의해 유도된다. 세 균의 지질다당체(Lipopolysaccharide, LPS)나 바이러스 RNA 와 같은 PAMPs는 미생물이 기원인 반면, 요산, 세포 외 ATP, 열충격단백질과 같은 DAMPs는 자극에 의해 축적된 숙주의 내재적 신호들이다[6]. PAMPs나 DAMPs는 모두 패 턴인식 수용체(Pattern recognition receptors, PRRs)에 결합하 는데, 이는 Toll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s)와 같이 세포 표면에 발현되기도 하고, NOD 유사 수용체(NOD-like receptor, NLRs)나 RNA helicase DDX58 (RIG-I)와 같이 세포 질 내에서 발현되기도 한다[7]. 세포 표면의 TLRs나 세포질 내 RIG-I는 활성화되면, nuclear factor (NF)-κB 전사인자를 통해 염증 유전자 발현을 유발하게 되지만[7], NACHT, LRR and PYD domains-containing protein 3 (NLRP3)를 포함한 NLRs는 PAMPs 또는 DAMPs와 반응하여 inflammasome이 라고 불리는 특별한 염증 조절 분자플랫폼을 생성하여 caspase-1을 활성화시키고, 이는 단백질 분해과정을 거쳐 성 숙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Interleukin, IL)-1β와 IL-18을 방출시킨다[6].
NLRP3은 가장 잘 알려진 inflammasome 복합체로, ATP, alum hydroxide, silica 결정, urea 결정, nigericin 또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에 의한 감염과 같은 다양한 PAMPs와 DAMPs에 의해 활성화된다[8]. 어떻게 NLRP3가 이러한 다 양한 리간드들을 각기 다르게 인지하는지, 또 PAMPs와 DAMPs의 후속 신호들이 NLRP3 활성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들은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 다[9]. 그 중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와 그로 인한 활성산 소가 NLRP3 inflammasome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이 제안되었고, 최근 NLRP3 inflammasome에 있어서 미토콘드 리아 역할의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다[4,10].
미토콘드리아는 ‘미토콘드리아 항바이러스 신호 단백질 (Mitochondrial antiviral signaling protein, MAVS)’이라고 불 리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RIG-I가 매개하는 NF-κB 활성화와 인터페론 감마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11]. 초기에는 염증에 있어 미토콘드리 아의 역할에 대한 연구로 MAVS와 관련한 연구가 주를 이루 었다[11-13]. 하지만 NLRP3 inflammasome과 세포사멸 (Pyroptosis)과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NLRP3 inflammasome 과 미토콘드리아와의 관계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 하였다. 현재까지 미토콘드리아가 NLRP3 inflammasome 활 성화를 조절하는 다양한 경로가 밝혀졌는데, 본 논문에서는 그 중 몇 가지 기전을 고찰하고자 한다.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 및 조절에 관여 한다.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계는 산소를 전자수 용체로 사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 전자전달계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 활성산소는 세포 내에 독성을 주 는 수준까지 쌓이게 된다[9]. 다양한 연구에서 ATP 또는 modosodium urate (MSU) 결정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가 대식세포에서 inflammasome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이 관찰 되었다[14]. Zhou 등의 연구에서는 THP-1 human 대식세포 에서 rotenone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복합체 I의 억제나 antimycin A에 의한 복합체 III의 억제는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켰으며, 이 증가한 활성산소에 의 해 NLRP3 inflammasome이 활성화되어 IL-1β 생성을 촉진 시키는 것이 관찰되었다[4]. 또한 활성산소의 생성을 (2R,4R)-4-aminopyrrolidine-2,4-dicarboxylate (APDC) 또는 N-acetyl-L-cystine으로 억제시키면, NLRP3 inflammasome 활성화가 억제되는 것이 관찰되었다[14]. 이를 통해 미토 콘드리아의 활성산소는 NLRP3 inflammasome을 직접적으 로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칼슘 동원(Calcium mobilization)
칼슘(Ca2+)은 세포 내 다양한 신호전달 과정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2차 전달물질이다. 적절하지 않은 칼슘 이온의 흐름은 세포 내 비정상적인 결과를 초래하므로 세포는 세포 내 칼슘 이온 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한 다양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는 소포체로 부터 방출된 칼슘 이온을 받아들여 칼슘 이온 농도를 조절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15]. 미토콘드리아 내 적절한 수준의 칼슘 이온은 칼슘 신호체계를 제어하지만, 너무 많은 수준 의 칼슘 이온은 오히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유발한 다. 칼슘이온 킬레이트제인 BAPTA-AM을 전처리한 대식세 포에서는 LPS, ATP 또는 Mycobacterium abscessus 감염에도 NLRP3 inflammasome 형성이 억제되었다[16,17]. 또 다른 연 구에서는 ATP, 자외선 B(UVB), 콜레스테롤-의존적 사이토 라이신 처리로 세포질 내 칼슘 이온 농도를 증가시키면, LPS를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NLRP3 inflammasome 형성이 더 증가된다고 보고하였다[18-20].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세포질로 유입되는 칼슘 이온의 증가는 NLRP3 inflammasome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21,22].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NAD+) 감소
NAD+ 및 인산화 또는 환원된 형태인 NADP+, NADH, NADPH는 세포 내 대사작용과 에너지 생산에 있어서 수소 화물을 제공하거나 받아들이는 조효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23]. ATP 또는 nigericin과 같은 NLRP3 inflammasome 유도 물질들은 미토콘드리아 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세포질 내의 NAD+ 수준을 감소시키 고, 감소된 NAD+는 미토콘드리아의 알파튜블린 의존적 복 합체 형성을 증가시켜 ASC와 NLRP3의 형성 또한 증가시킨 다[24].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인한 NAD+ 감소가 NLRP3 inflammasome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카디오리핀(Cardiolipin)
카디오리핀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최적의 산화적 인산화 반응이 가능하도록 유지시켜주는 지질성분 중 하나로, 카 디오리핀이 결여된 세포는 세포 사멸에 대해 저항력을 가 지고 있다[25,26].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카디오리핀은 NLRP3 inflammasome 활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 실이 밝혀졌다[27]. 미토콘드리아가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 카디오리핀이 미토콘드리아 외막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 외막의 카디오리핀은 NLRP3의 leucine-rich repeats (LRRs) 와 직접적으로 결합하여 NLRP3 inflammasome을 활성화시 키게 된다. 또한 cardiolipin synthase 활성을 siRNA를 이용 하여 50% 정도로 억제시키면 caspase-1 활성화와 IL-1β 생 성 또한 억제되었다[27].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 미토 콘드리아의 카디오리핀이 NLRP3 inflammasome 활성화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토퓨신(Mitofusins)
마이토퓨신 1과 2는 미토콘드리아 외막 관련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 fusion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토퓨신 1 또는 마이토퓨신 2가 결여된 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가 감소되었고, 마이토퓨신 1 또는 마이토퓨신 2가 결 여된 생쥐에서는 태생 치사가 유발된 점으로 판단할 때, in vitro와 in vivo 연구에서 모두 마이토퓨신이 미토콘드리아 fusion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8,29].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와 뇌심근염 감염은 미토콘드리 아 막전위를 감소시켜 NLRP3-마이토퓨신 1 결합과 NLRP3- 마이토퓨신 2 결합을 증가시켰고, 특히 마이토퓨신 2의 소 수성 heptad repeat (HR) 1 부분이 NLRP3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밝혀졌다[30]. 이와 같이 마이토퓨신은 미토콘드리아 에서 NLRP3 inflammasome 형성에 있어 중요한 결합 부분이 되는 것은 밝혀졌지만, 정확하게 NLRP3 inflammasome 활성 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미토콘드리아 DNA
세균과 바이러스 RNA 또한 NLRP3 inflammasome을 활성 화시킨다[31]. 세포질 내 내재성 DNA나 외래성 DNA는 absent in melanoma 2 (AIM2) inflammasome을 활성화 시키지 만[32,33], 내재적 세포사멸(intrinsic cell death)에 의해 생성 된 미토콘드리아 DNA가 세포질로 유입되면 NLRP3 inflammasome이 활성화된다[3,34-36].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3], 미토콘드리아 사멸로 인해 산화된 미토콘드리아 DNA가 세포질로 방출되어 직접 적으로 NLRP3와 결합하여 inflammasome 형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36]. 반대로 ethidium bromide를 처리하여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DNA를 결여시키면, NLRP3 inflammasome 활 성화가 억제된다[3]. 흥미롭게도 inflammasome 활성화 과정 에서 NLRP3 또한 미토콘드리아 DNA 방출에 필요한 요소 로 작용하여, 미토콘드리아 DNA와 NLRP3 inflammasome은 서로 긍정적 피드백을 주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MAVS
MAVS는 인터페론 반응 전달과 RIG-I나 melanoma differentiation-associated protein 5 (MDA-5)와 같은 핵산 센서 신호 체계에 있어서 중요한 연결자분자이다[11,13,37]. MAVS는 미토콘드리아 막에 위치하여 내재 면역 반응 뿐만 아니라 ATP, nigericin, poly I:C와 같은 non-crystalline NLRP3 inflammasome 유도물질에 의한 NLRP3 inflammasome 활성 화에도 관여한다[13,38]. MAVS는 미토콘드리아로 NLRP3 를 불러들여 inflammasome을 형성하는데, 이때 ASC와는 상 관없이 단지 NLRP3의 pyrin domain만을 필요로 한다[38].
Mitophagy
최근 발표되는 연구에서는 NLRP3 inflammasome 형성 과 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중요한 조절장치로의 기능이 점점 부각되고 있고, inflammasome 신호들을 활성화시키는 다양 한 미토콘드리아의 성분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NLRP3 inflammasome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미토콘드리아의 기전 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에서 원하지 않거나 손상된 기관들을 제거하여 주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세포의 필수 영양성분을 다시 재활용하는 과정이 기도 하다. 이러한 자가포식을 3-methyladenine (3-MA)으로 억제시키면 NLRP3 inflammasome의 형성이 증가한다[12].
세포질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고 조절하는 자가포식을 mitophagy라고 한다[3]. 약물을 처리하거나 유 전자를 조절함으로써 대식세포에서 중요한 자가포식 제어 자인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 1 light chain 3B (LC3B) 또는 Beclin 1 유전자를 결여시키면, ATP가 축적되면서 손 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고, NLRP3 inflammasome의 형 성이 증가하는 것이 밝혀졌다[3]. 이는 in vivo 연구에서도 같은 양상을 나타냈는데, LC3B 또는 Beclin 1 결여 생쥐에서 패혈증과 LPS에 의한 내독소혈증에 매우 취약하였으며, 이 생쥐의 골수유래 대식세포에서는 LPS나 ATP에 반응하여 정상 생쥐의 골수유래 대식세포보다 과도한 양의 IL-1β와 IL-18이 방출되었다[3,39]. 이 연구에서는 자가포식이 손상 된 세포나 기관을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LC3B 또는 Beclin 1 결여 생쥐의 골수유래 대 식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이 무너져 미토콘드 리아가 팽창되어 있거나 파괴되어 있었으며 활성산소 생성 량 또한 급증한 것이 관찰되었다[3]. 마찬가지로 자가포식 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g16L1 유전자 결여 생쥐에서도 NLRP3 inflammasome이 증가하였고, LPS와 여러 PAMPs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어 IL-1β 생성이 급증하였다[39]. 이를 통해 mitophagy는 NLRP3 inflammasome 형성을 제어하 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연구에서는 세포 내 nucleotide-binding oligomerization domain containg 2 (NOD2) 단백질과 그 adaptor인 receptor interacting protein kinase 2 (RIPK2)가 mitophagy를 증가시켜 손상된 미토콘 드리아를 제거한다는 것이 밝혀졌다[40]. 하지만 NOD2와 RIPK2가 결여된 생쥐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매우 취약하였고, 과도한 염증이 유발되었으며 NLRP3 inflammasome 또한 급격하게 생성되었다. in vitro 연구에 서도 마찬가지로 NOD2와 RIPK2가 결여된 세포에서 손상 된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는 것이 보고되었다[41]. Unc- 51-like autophagy activating kinase 1 (ULK1)의 인산화 과정 은 mitophagy를 유발하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42]. RIPK2는 ULK1 인산화를 촉진하여 자가포식소체 형성을 유발하여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게 된다[40]. 염증 또는 감염 상태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기 위 해 어떠한 제어 기전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mitophagy 관련 연구들은 향후 제어 불가능한 과도한 염증 치료나 면역 병 리학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위한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 생산 및 저장, 세포 사멸 제어뿐만 아니라, 염증을 조절하고 특히 NLRP3 inflammasome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NLRP3 inflammasome 활성화를 조절하는데 있어, 활성산소, 칼슘동 원, NAD+ 감소, 카디오리핀, 마이토퓨신, 미토콘드리아 DNA, MAVS, mitophagy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조절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대해 in vivo 수준 에서의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며, 향후 왜 미토콘드리아가 여러 inflammasome 중 NLRP3 inflammasome에 특이적으로 관여하는지, inflammasome 활성화와 미토콘드리아 기능장 애 중 어떤 것이 먼저 일어나는지 등의 주제로 더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